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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EXPERT OPINION] 넷플릭스 다양성 리포트와 국내 영화산업 성인지 비교
작성자 조은비 작성일자 2021-04-28
첨부파일 첨부파일 130호_2_익스퍼트.pdf


 
넷플릭스 다양성 리포트와 국내 영화산업 성인지 비교
 

글 • 김선아 단국대학교 공연영화학부 교수

 
 
 

2021년 2월 넷플릭스는 USC 애넌버그 포용정책연구소(USC Annenberg Inclusion Initiative)¹와 함께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초로 다양성 보고서를 발간했다.² 넷플릭스가 자사 콘텐츠의 캐릭터와 핵심창작인력을 대상으로 조사‧비교한 이번 보고서는 전 세계 영상산업에서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는 넷플릭스의 비전과 방향성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며 동시에 영상콘텐츠 산업에서 성평등과 다양성이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1 USC 애넌버그 포용정책연구소 홈페이지 https://annenberg.usc.edu/research/aii
2 "Inclusion in Netflex Original U.S Scripted Series & Films", 원제를 ‘포용성‘으로 번역할 수도 있으나, 냇플릭스의 공식 보도자료에서는 '다양성 리포트'로 표기되어 있다.

 
 
넷플릭스 영화에서 여성 감독 비율 높아
 

해당 보고서의 샘플 선정과 분석 기준 및 방법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우선 조사 대상은 2018년과 2019년의 넷플릭스의 미국 오리지널 실사 극영화 126편과 TV 시리즈 180편이다. 보고서는 크게 젠더(Gender), 인종·민족(Race/Ethnicity), 특정 인종·민족그룹 (Specific Racial/Ethnic Groups), LGBTQ, 장애가 있는 캐릭터(Characters with Disabilities)의 다섯 가지 대항목으로 구성되며, 이를 각각 ‘스크린 앞’과 ‘카메라 뒤’로 나누어 분석했다. 개별 지표에 따라서는 넷플릭스의 데이터와 다른 단체나 연구자의 성인지 데이터를 비교해서 살펴보고 있다. 먼저 젠더 항목의 경우 영화는 누가 스토리라인을 주도하는가를 기준으로 하며, 이를 위해 제1주연과 제2주연의 통계를 살폈다. TV 시리즈는 여성 캐릭터가 시리즈 고정 출연자³의 50% 이상을 기준으로 했다.

2018~19년 넷플릭스 영화와 TV 시리즈를 살펴본 바, 총 52%에서 여성 캐릭터가 스토리를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는 여성 주인공의 비율이 2년간 평균 48.4%로 같은 기간 미국 흥행 영화의 평균⁴인 41%보다 높게 나타났다. 메인 캐스트⁵를 살펴보면 2420개 가운데 남성은 55.8%, 여성은 44.1%였다. 영화(39.9%)보다는 시리즈(47.3%)에서 여성 캐릭터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대사가 있는 캐릭터의 경우 영화는 여성의 비율이 36.1%, 시리즈는 40.5%로 메인 캐스트보다 여성의 비율이 더 낮았다. 결론적으로 넷플릭스는 주연의 성비는 미국 인구 여성 비율 50.8%를 초과하며 균형을 이뤘지만 조·단역을 포함한 전체 캐릭터 재현의 측면에서는 젠더 균형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카메라 뒤 통계는 넷플릭스 영화와 시리즈의 감독, 작가, 프로듀서를 대상으로 조사되었다. 총 126편의 영화에서 총 763명의 핵심창작인력을⁶ 포함했고, 그중 감독은 130명이었다. 감독 중에서는 76.9%가 남성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미국 흥행 100위 영화와 비교하여 넷플릭스 영화에서 여성 감독의 비율이 높았다. 2018년에는 25%, 2019년 20.7%였으나 미국 흥행 영화의 경우에는 여성 감독의 비율이 2018년에는 4.5%, 2019년은 10.7%로 큰 차이를 보였다. 카메라 뒤와 스크린 앞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시나리오 작가와 프로듀서 그룹에서도 캐릭터 성비를 살펴보았다. 감독이 여성인 경우 여성 주인공이 등장하는 비율은 75.9%, 남성 감독 작품에서 여성 주인공이 등장하는 비율은 40.2%였다. 시나리오 작가에 여성이 포함된 경우 여성 주인공이 등장하는 비율은 70.7%였으며 남성 시나리오 작가만 있는 경우 여성 주인공의 비율은 37.6%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프로듀서인 경우 여성 주인공이 나오는 비율은 56.4%, 남성 프로듀서인 경우는 35.4%였다. 모든 통계가 카메라 뒤 여성의 비율이 스크린 앞 여성의 비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 시리즈의 경우 크리에이터,⁸ 프로듀서, 작가, 감독으로 나눠서 살펴보았다. 총 6195명의 핵심창작인력 가운데 남성이 66.2%, 여성이 33.8%로 나타났다.

전체 산업의 TV 시리즈에서 2017~18년 여성 프로듀서의 비율은 40%였으나⁹ 2018년 넷플릭스의 여성 프로듀서 비율은 33.3%로 낮았다. 2019년은 39.5%로 전체 기준 40%와 큰 차이가 없었다. 넷플릭스 시리즈의 여성 감독 비율은 2018년 25.1%로 DGA(Directors Guild of America,미국감독조합)가 발표한 2017~18 시즌 25%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9년에는 넷플릭스가 29.9%로 DGA의 2018~19 시즌보다 31% 낮게 나타났다. 시리즈 역시 여성 크리에이터가 포함된 작품은 여성 주인공 비율이 74.5%였고 여성 크리에이터가 포함되지 않은 작품의 경우 여성 주인공의 비율은 41%에 지나지 않았다. 메인 캐스트와 대사가 있는 캐릭터 역시 여성 크리에이터가 포함된 경우 여성 캐릭터의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카메라 앞뒤, 모두 백인이 가장 많아
 

젠더와 인종·민족을 교차해서 살펴보면 영화산업의 숨어 있는 편견과 격차가 드러난다. 표4는 넷플릭스 영화와 시리즈에서의 제1, 제2 주인공을 인종·민족 그룹¹⁰에 따라 통계를 낸 것이다. 2018~19년 미국의 넷플릭스의 영화와 시리즈, 흥행 영화 총 200편(2018년, 2019년 각 100편씩)을 대상으로 소수 인종·민족 주인공의 비율을 살펴보았다. 2019년 넷플릭스의 경우 영화는 소수 인종·민족 주인공 비율이 40.4%로 흥행 영화(29%)보다 11% 이상 앞섰다. 넷플릭스의 영화 감독은 83.1%, 작가는 83.6%, 프로듀서는 87%가 백인이었다. 카메라 뒤와 스크린 앞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소수 인종·민족 그룹에 속하는 감독의 영화에서 소수 인종·민족 그룹의 주인공 비율이 86.4%인 반면, 백인 감독의 경우 주인공의 25%가 소수 인종·민족 그룹에 속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크리에이터 또한 87.8%가 백인이었다. 카메라 뒤와 스크린 앞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소수 인종·민족 그룹 크리에이터의 작품에서는 소수 인종·민족 그룹의 주인공 비율이 53.8%였으나 백인 크리에이터 작품에서는 24.8%였다.넷플릭스는 영화와 시리즈 전체에서 여성 캐릭터가 주연과 메인 캐스트를 포함해서 절반 가까이 등장했다. 카메라 뒤에서도 산업의 비교군보다 여성 창작자의 비율이 높았고 넷플릭스 직원과 임원진도 절반이 여성이었다.

2019년 넷플릭스 영화와 시리즈의 주연과 메인 캐스트의 소수 인종·민족의 비율은 미국 인구 비례에 따른 소수 인종·민족의 비율에 근접했다. 넷플릭스 시리즈에서 흑인 주인공의 비율은 2018년 6.3%에서 2019년 14.4%로 늘었으며, 넷플릭스 영화에서 흑인 감독의 비율은 2018년 6.9%에서 2019년 12.1%로 흑인 작가는 2018년 5%에서 2019년 11%로 늘었다. 넷플릭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넷플릭스의 임원진을 포함하는 흑인 직원의 비율 역시 두 배 증가했다.¹¹ 이는 핵심창작인력과 캐릭터의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인적 구조에서부터 포용성을 높여야 하며 이를 위한 기업의 합의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잘 드러나진 않지만, 넷플릭스 스토리에서 특히 유색 인종 여성은 스크린 앞과 카메라 뒤에서 가장 비율이 낮았다. LGBTQ에 포함되는 주연, 메인 캐스트, 대사가 있는 캐릭터 모두 미국 인구 비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BTQ 캐릭터의 과소대표 문제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주연 캐릭터의 절반이 여성이었지만 LGBTQ 캐릭터는 대부분 남성 그리고 백인이었다. 장애가 있는 캐릭터도 넷플릭스의 주연, 메인 캐스트, 대사가 있는 배역 모두 미국의 인구 비례에 미달했으며¹² 장애를 가진 캐릭터 역시 유색 인종이나 여성보다 대부분 백인 그리고 남성으로 재현되었다.

 
 
다양성 통계와 연구가 필요한 시점
 

이 보고서는 2018년과 2019년 미국에서 집필된 넷플릭스의 실사 오리지널 극영화와 시리즈의 작품을 대상으로 연구됐다. 그렇다 보니 애니메이션, 논-픽션, 해외에서 집필된 작품과 이 보고서의 포용성 개요(inclusion profile)는 매우 다른 결과가 도출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번 보고서에서 살펴보아야 할 중요한 지점은 넷플릭스가 자체적으로 기업 내부 의사결정권자 및 구성원의 포용성을 증진하고 있으며 대다수의 많은 통계 데이터가 카메라 뒤 창작자·의사결정권자의 다양성이 스크린 앞의 다양성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다는 점이다.

코픽의 성인지 통계와 넷플릭스의 다양성 보고서는 조사 대상과 기준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다. 넷플릭스 보고서가 젠더, 인종·민족, LGBTQ, 장애를 기준으로 자사 콘텐츠에서의 포용성 개요를 살펴보려고 했다면, 코픽의 성인지 통계는 실질 개봉작과 순제 30억 이상으로 그룹¹³을 나눠 한국 영화산업 안에 드러나는 성별 균형을 드러내는 데 주력한다. 2019년을 기준으로 넷플릭스 보고서의 영화 통계와 코픽의 성인지 통계를 비교하면 여성 주인공 작품의 비율은 넷플릭스 영화 50.9%, 미국 흥행영화 43%, 순제 30억 이상의 한국영화는 48.9%¹⁴로 나타났다. 여성 감독의 비율은 넷플릭스 영화가 20.7%, 미국 흥행 영화가 10.7%, 한국은 10.2%¹⁵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2019년 실질 개봉작 전체에서 여성 감독이 연출한 영화 22편 중 여성 주연 영화는 12편(54.5%)이고, 남성 감독이 연출한 147편 중 여성 주연 영화는 48편(32.7%)으로 넷플릭스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여성 감독이 여성 주연 영화를 만든 비율이 훨씬 높았다.¹⁶ 코픽의 경우 제1주연을 기준으로 삼고 있어 제1/제2 주연을 통합해서 살펴보는 넷플릭스 보고서와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카메라 뒤와 스크린 앞의 성비의 연관성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코픽의 통계처럼 제1 주연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스토리라인의 주도권이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는 이점이 있다.

넷플릭스 보고서는 카메라 뒤와 스크린 앞 모두 젠더, 인종·민족, LGBTQ, 장애의 항목으로 나누고 특히 스크린 앞은 주연만이 아니라 조·단역까지 포함한 전체 캐릭터를 대상으로 한다. 코픽의 성인지 통계는 스크린 앞의 경우 실질 개봉작에서 주연의 성별 통계가 핵심이며, 흥행 30위까지 영화의 ‘캐릭터 성인지 분석’에서 조·단역 포함 전체 캐릭터의 다양성을 별도로 살펴본다. 정리하면 넷플릭스 보고서는 젠더, 인종·민족, LGBTQ, 장애를 기준으로 카메라 뒤의 인적 구성과 전체 캐릭터의 다양성 사이의 상관관계를 통계 중심으로 살펴보는 데 주력하며, 코픽 보고서는 핵심창작인력과 주연 중심의 성인지 통계와 한국 영화산업의 성 불균형에 관한 질적 분석을 핵심으로 한다. 넷플릭스 보고서는 내부 임직원의 성비와 인종의 다양성도 분석에 포함하며 이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기업 내부 구성원의 다양성과 스크린 앞 다양성 사이의 연관 관계를 드러낸다.

이 보고서를 통해 한국 영화산업과 비교해 살펴볼 지점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 코픽 성인지 통계의 다양성 통계의 확대 필요성이다. 향후 코픽의 성인지 통계는 다양성 통계로 확대가 필요하다. 기준은 넷플릭스와 마찬가지로 인구 비례에 맞는 스크린 앞 캐릭터와 카메라 뒤 인적 구성의 다양성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과 다른 한국의 인구 구조와 문화를 바탕으로 한 영상산업의 다양성에 대한 의미를 검토하고 재정립하는 연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한국에서 집필된 넷플릭스 콘텐츠에 대해서도 성인지·다양성 통계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극장 개봉을 목표로 만들어진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 직행한 후 〈콜〉 〈차인표〉〈승리호〉 등이 그 뒤를 따랐고 이런 기세를 몰아 지난 1월 25일 넷플릭스는 올해 한국 콘텐츠에 약 5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17 한국에서 제작하는 콘텐츠가 늘어나는 만큼, 넷플릭스의 한국 제작 콘텐츠의 다양성 분석을 하는 것은 한국 영화산업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성평등을 기반으로 한 다양성과 포용성은 한 국가 영화산업의 가치와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되었다. 이에 걸맞는 분석이 뒷받침 되려면 꾸준한 통계 분석과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3 고정출연의 기준은 버라이어티 인사이트, IMDbPro를 참고함.
4 흥행 영화는 Box office Mojo의 2018~19년 미국 내 박스오피스의 각 100편을 기준으로 함.
5 메인 캐스트는 TV 시리즈는 고정출연(버라이어티 인사이트 기준; 시즌에서 반복 출연하는), 영화는 넷플릭스 웹사이트의 각 영화의 랜딩 페이지(landing page)에서 검색된 내용을 기준으로 함.
6 원문에서는 above the line(영화 제작에 사용하는 회계 용어로 촬영 전에 발생하는 지출을 나타냄. 감독, 작가, 프로듀서 등의 경비가 여기에 포함)이라고 표기했으나 번역상 코픽의 용어를 빌려와 문맥에 따라 ‘핵심창작인력’으로 표기함.
7 프로듀서의 경우 ‘produced by’에 해당하는 경우만 집계함 (Executive, co, Associate 등 제외).
8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의 전체적인 포멧(formet)을 만든 경우에 주로 ‘created by’가 주어진다.
9 SDSU 기준, https://womenintvfilm.sdsu.edu/(최종검색일: 2021년 3월 18일)
10 보고서는 인종·민족 그룹을 미국인구조사(U.S Census) 카테고리에 따라 분류되었다.
11 넷플릭스는 자체적으로 직원과 임원의 성비, 인종 등의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넷플릭스 리더그룹 포함 전체 직원의 47.1%가 여성이며 U.S 리더그룹 포함 직원의 절반 가까이가 소수 민족·인종 그룹에 포함된다고 밝히고 있다. 흑인 직원은 3년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12 영화의 경우 11.9%로 시리즈가 1% 미만이었던 것보다 높았다.
13 2019년 기준 실질 개봉작은 174편(상영횟수 40회 미만, 옴니버스, 실황 다큐멘터리 제외), 순제작비 30억 이상은 45편임.
14 영화진흥위원회(2021),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 90쪽. 순제 30억 이상 총 45편을 대상으로 하며 제1 주연 17.8%, 제2 주연 31.1%로 여기서는 넷플릭스 기준에 맞춰 제1/제2 주연 편수 합계를 사용함.
15 순제 30억 이상 작품, 2019년 기준 총 45편 대상
16 영화진흥위원회(2021),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 85쪽.
17 머니S, 〈넷플릭스 ‘5500억원’ 투자, 놀랍지 않은 이유는…〉 2021.03.18.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417&aid=000067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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