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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MARKET-TREND] 영화적 상상이 현실이 된 메타버스
작성자 조은비 작성일자 2021-03-18
첨부파일 첨부파일 한국영화_129호_9트렌드.pdf


 
영화적 상상이 현실이 된 메타버스
 

인터뷰 • 이주영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수많은 영화인들이 상상하고, 재현했던 판타지가 진짜 현실을 넘어서고 있다. 우후죽순 펼쳐지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그 증거다. 하나의 플랫폼 속에 1억 명이 넘는 사용자들이 있다는 건, 결코 그것을 특정인들의 놀이터로만 생각하면 안됨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제 메타버스가 현실이 되고 있다.



 
현실(들)의 진화
 

조지 루카스의 1982년작 〈트론〉은 컴퓨터가 지배하는 가상세계를 다룬,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작품이었다. 그러니까 오래 전부터 영화를 포함한 많은 미디어에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이 선보여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워쇼스키 자매가 1999년부터 구축한 〈매트릭스〉 3부작은 인공지능(AI)에 의해 시스템화된 가상현실 매트릭스 속에서 진짜 현실을 찾으려는 인간의 투쟁을 그렸었다. 제임스 카메론에 의해 설계된 〈아바타〉(2009)의 세계는 주체에 의해 구동되는 또 다른 주체라는 인문학적 사유를 담아내며, 기존의 우주가 아닌 또 다른 우주를 구현해내기도 했다. 2018년에 선보인 스티븐 스필버그의 〈레디 플레이어 원〉은 앞서 말한 첨단화된 테크놀로지의 진보를 내세우며 현실과 상이한 가상현실 ‘오아시스’에서의 활약상을 펼쳤다.

조지 루카스가 상상했던 컴퓨터에 의해 구축된 세상 속에서 워쇼스키 자매의 영화적 재현으로써 탄생된 캐릭터 네오가 투쟁하고, 램 수면 상태에서 매트릭스 속으로 투입된 네오는 일종의 카메론 식 아바타로 대치된다. 그런데 아바타가 1:1 매칭에 의한 또 다른 자아의 투영이었다면, 이제 스필버그식 오아시스 내부에선 내가 어떤 아바타라도 선택할 수 있는, 주체의 분열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텍스트 속에서 그려진 현실 아닌 또 다른 현실을 우리는 가상현실이라 불렀고, 이들은 끊임없이 진보 혹은 진화했다. 그래서 영화적 판타지라 치부했던 상상의 나래가 완전한 현실이 되어버리는, 현실과 판타지의 봉합이 이루어진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이 즈음에서 스필버그에 의해 구축된 오아시스라는 다른 차원의 세계는 과연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과거에는 이를 단순히 가상현실이라 치부했지만, 현재는 이를 명확하게 명명할 수 있다. 허구화된 현실이라 지칭했던 그 세계는 현재 ‘메타버스(Metaverse)’라고 불리고 있다.



 
메타버스는 무엇인가?
 

사전적 정의로 메타버스는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와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앞서 영화를 포함한 수 많은 텍스트들 속에서 가상현실이라 불려왔던 표현의 진보된 개념이라 이해하면 된다. 사실 이 용어는 닐 스티븐슨의 1992년 소설 〈스노우 크래시〉에서 도출된 것이지만, 현대에 들어 몰입감 높은 3차원 가상공간에서 현실 업무 뒤에 놓은 비전을 서술하는 데 널리 쓰인다. 또 이 메타버스를 정의함에 있어 “가상공간의 서로 다른 등장인물들은 사회적이든 경제적이든 소프트웨어의 대리자들(아바타)과 인간적 교류를 하고 현실 세계의 은유를 사용할 수 있으며 물리적 제한은 없다”고들 한다. 언뜻 추상적이어서 쉬이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조금 더 단순화해서 설명해보자면 이렇다. 일단 나와 다른 나의 동일화에 대한 주체의 확신이 있어야 한다. 그 신뢰 속에서 내가 나라고 확신하는 또 다른 나, 즉 아바타를 온라인 상에 구축된 가상세계 속에 위치시킨다. 현실의 나는 거의 움직임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가상세계 속 나의 아바타는 대단히 활동적이며, 생산적이고, 역동적이다. 메타버스 속에서 그렇게 나를 포함한 우리는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삶을 살아간다. 한 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떠올린다면 더 쉽게 이해될 것이다. 이는 시뮬레이션 게임의 일종이다. 하지만 그 가상의 숲 속에서 게임 유저들은 자신의 아바타를 생성한다. 아바타는 나의 지시에 따라 땅을 개척하고, 생산과 경제 활동을 병행해나간다. 누군가는 경작에 성공해 많은 돈을 벌기도 하고, 자연 재해로 인해 농사를 망치기도 한다. 분명 나는 모니터 속 아바타를 조종하는 최소의 움직임을 행하지만, 내 아바타는 그 속에서 굉장히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일을 한다. 그런데 성취감은 현실의 나에게로 온다. 아바타가 나라는 것을 인지하고, 확신하는 순간부터 말이다.

 
 
엔터테인먼트의 메타버스 활용
 

일단 메타버스가 활발한 나래를 펼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장르는 게임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포트나이트〉 〈로블록스〉이지 싶다. 〈포트나이트〉의 경우 스스로를 이렇게 정의한다. “포트나이트는 모든 유형의 게임 플레이어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게임 모드를 갖춘 무료 배틀로얄 게임입니다. 콘서트를 관람하고, 섬을 건설하고, 전투에 참가해 보세요”라고. 일단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아바타를 투입해 전투를 즐기는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콘서트를 관람하고’라는 문구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사용하는 〈포트나이트〉에는 각 유저들의 아바타들이 소통하고, 휴식하며 파티까지 즐길 수 있는 ‘파티 로얄’이라는 온라인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 때문에 〈포트나이트〉가 단순 게임이기보다는 메타버스 확장의 좋은 사례가 된다. 이 곳에서는 게임 본연의 목적인 전투보다는 다양한, 쉽게 말해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장르와의 교집합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 파티 로얄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이슈가 된 사례는 바로 BTS의 ‘Dynamite’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 최초 공개였다. 전 세계에 확산되어 있는 BTS의 팬덤 아미들이 파티 로얄로 몰려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아이돌, 뮤지션의 영상들은 유튜브 또는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되는 계 선례였다. 하지만 BTS는 메타버스 개념이 이미 MZ 세대에게 확산되어 있음을 간파하고, 그들이 즐기는 게임 속 공간에서 자신들의 영상을 공개한 것이다. 심지어 전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힙합 뮤지션 트래비스 스캇은 이 파티 로얄에서 자신의 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처럼 실제 뮤지션들이 메타버스 세계로 투입된 사례가 있고, 반대로 아티스트 자체를 메타버스화하는 예도 존재한다. SM엔터테인먼트가 세상에 내놓은 걸그룹 에스파가 바로 그 대표적 예다. 이들은 기존 아이돌 그룹처럼 현실에서 활동하지만, 그들의 또 다른 자아인 아바타 멤버들이 존재하고, 그들은 메타버스 공간 속에서 활약한다. 현실과 가상이 적절하게 조합되어 있는 콘셉트 그룹인 셈이다. 유명한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2018년 월드 챔피언십을 기념하기 위해 창조된 걸그룹 K/DA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완전히 게임 속에서만 활동하는 그룹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인기는 굉장했었다.

 
MZ라 불리는 세대들의 놀이터
 

현대 사회의 소비 중심에 MZ세대가 있다고 말한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중반 이후 세대를 통칭하여 부르는 이 세대에게는 지금까지의 인류와 완전히 다른 특징이 있다. 일단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모바일, 태블릿이라 불리는 스마트 기기에 익숙한 세대다. 이 세대에게 온라인은 더할 나위 없이 친숙한 공간이며, 오프라인보다 더 안락함을 느낀다. 이런 탓에 MZ세대론을 거론할 때 여지없이 등장하는 ‘취향 존중’, ‘인싸’, ‘멀티 페르소나’, ‘플렉스’등의 새로운 용어들만 보아도 기존 세대와 다른 특징을 가진 신인류라는 것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출생 년도에 따라 구분된, 신인류로서의 MZ세대에게 메타버스는 현실보다 더 진짜 같고, 자신의 방보다 더 안락하며, 현실 친구보다 더 친밀감을 느끼는 이들이 존재하는 우주가 된다. MZ세대는 기존 세대들이 가족, 사회에서 가졌던 끈끈한 관계보다는 ‘느슨한 관계’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플랫폼 속에서 그들은 기성 세대의 잔소리 없이 그 누구보다 자유롭게 자신 만의 창의력을 펼치고, 재미를 느끼며, 느슨한 관계의 친분을 나눈다. 그리고 아바타로부터 자신의 연결을 끊으면 그만이다. 과거 X와 Y라 칭해졌던 세대들이 온라인을 거점 삼아 오프라인으로의 확장을 꿈꿨던 것에 반해 (1990년대 중반 출생한) Z와 (1988년 이후 출생한) V라 불리는 세대들은 되려 오프라인을 건너뛰고 온라인으로만 모든 관계를 유지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들에게 메타버스가 제공하는 세계는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그들만의 놀이터가 된다.

 
 
〈로블록스〉와 〈제페토〉
 

이런 우문을 할 때가 더러 있다. 요즘 아이들은 어떤 메신저를 써? 그러면 기성 세대들은 ‘카톡’, ‘라인’, ‘스냅챗’을, 조금 더 젊은 세대들은 ‘SNS 다이렉트 메시지’ 라고 대답할지 모른다. 물론 언급된 채널들이 의사 소통의 도구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긴 하지만 정답은 아니다. 메타버스가 일상 생활에 확산, 침투해있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게 바로 이 소통의 수단이다. 흔히들 Z세대는 〈로블록스〉라는 샌드박스 게임을 통해 소통한다고들 한다. 이 게임은 사용자가 자신의 아바타를 생성하고, 그 속에 개발자들이 수없이 장치해둔 많은 게임들을 선별하여 즐기는, 일종의 게임 놀이동산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메신저 기능이 있다. 전 세계 10대들이 열광한다는 〈로블록스〉는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공간 속에서 놀이는 물론 그들만의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다.

2020년은 세계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유례없는 팬데믹의 도래를 맞이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현실에서 진행되었고, 현실의 인류는 더 이상 직접 대면 소통이 불가능해져 버렸다.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이 제약은 악몽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메타버스가 상용화되면서 아이들의 놀이터가 생겨났다. 현실 아닌 가상세계에서 그들은 상상하지 못했던 것들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되었다. 비단 아이들뿐만 아니라 세상의 많은 이들이 메타버스를 유영하며 끔찍하고 답답한 현실을 벗어날 수 있었다. 공연으로 큰 매출을 기록하던 음악산업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팬덤이 새로운 세대에 치중되어 있었고, 그 팬들이 노는 공간에 자발적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1억 5천 만 명이 〈로블록스〉에 있는데 이걸 가만 둘 사람이 누가 있겠나. 이런 시기에 〈제페토〉가 등장했다. 국내 대형 포털 사이트 기업이 내놓은 〈제페토〉는 미국에서 시작된 〈로블록스〉와 마찬가지로 아바타들이 메타버스 속에서 게임은 물론 많은 라이프스타일을 향유할 수 있는 가상공간이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투자에 나섰고, 출발과 동시에 〈제페토〉는 한국 메타버스의 대표적 사례로 급부상하고 있다.




 
패션도 메타버스
 

팬데믹은 엔터테인먼트뿐만 아니라 패션 산업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많은 패션 브랜드들은 1년에 두 번, 자신들의 시즌 콘셉트를 알리는 런웨이, 프리젠테이션을 개최한다. 그래서 이때면 파리, 밀라노, 뉴욕, 런던 등에는 휘황찬란한 패션 피플들이 대거 운집한다. 코로나19가 야기한 많은 국가들의 록다운 상황은 이 같은 이벤트를 원천봉쇄하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브랜드들은 2020년에는 디지털 온라인 프리젠테이션으로 이 위기를 수습하려 했고, 올해 들어서는 조금 더 진보된 이벤트를 펼치기 시작했다. 패션 산업 역시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레디 플레이어 원〉의 오아시스가 각 브랜드 상황에 맞게 구축된 것처럼 말이다.

예를 들어 MZ세대에게 많은 각광을 받고 있는 브랜드 발렌시아가는 자신들의 2021 F/W 콜렉션을 비디오 게임 형태로 발표했다. 브랜드는 참여자를 플레이어로 설정하고 그들이 구축해 둔 다섯 개의 가상공간을 플레이어의 아바타가 원하는 대로 둘러볼 수 있게 만들어 두었다.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마치 〈매트릭스〉 〈블레이드 러너〉 혹은 〈토르〉의 아스가르드를 연상하게 하는 우주적 미장센을 펼쳐내기도 했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신성 브랜드 써네이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은 3D 렌더링으로 완성된 비디오 게임 속 아바타들을 플레이하며 자신들의 옷들을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이제 메타버스는 삶의 대부분 영역에서 자연스레 침투했고, 그것들을 적극 활용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음을 패션 산업에서도 볼 수 있다.




 
라이프스타일의 전복
 

사실 메타버스는 아주 오래 전부터 구상되어 왔던 체계다. 아니 현실화되기 이전부터 영화적 상상력은 이 공간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해온 바 있다. 현실이 진짜 현실이었을 때 메타버스는 상상의 공간으로 존재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현실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이 진짜 현실이 되자, 메타버스는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현실로서 대중 앞에 완전히 나서게 되었다. 여전히 메타버스는 현재진행형이다. 아직은 애니메이션 이미지처럼 만화같은 아바타 캐릭터들로 가상공간을 즐기지만, 조만간 나보다 더 나 같은 아바타가 그 세계를 누비고 다닐 테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메타버스를 폭발적 가능성의 영역이라 표현한다. 동시에 현재에 있어 가장 앞선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기도 하다.

영화는 이 영역의 미래에 대해 디스토피아적으로 바라볼 때가 많았다. 하지만 현실에서 메타버스는 새로운 세대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 이 메타버스가 명확하게 구현되기 위해서는 VR과 AR로 구축되는 그래픽 테크놀로지, 클라우드로 대변되는 데이터 처리 기술, 5G에서 더 나아가고 있는 초고속 통신망 등이 전방위적으로 투입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메타버스는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집약체인 셈이다. 기술의 진보는 점차 메타버스의 현실화를 가속시킬 것이다. 가상이 현실과 완전히 겹쳐지거나, 또는 그것이 진짜를 넘어설 때 인류의 라이프스타일은 완전히 달라질지도 모른다. 지금은 즐길거리로서의 메타버스이지만, 그것이 경제활동은 물론 현실의 일상을 대체할 날이 머지 않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이 우리를 이롭게 할 것인지, 해롭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가상공간의 현실화는 여전히 진행형이며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임에는 틀림없다.




 
영화와 메타버스
 

앞서 언급한 팬데믹은 현재의 영화 제작과 상영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여전히 미치고 있다. 더욱이 OTT 시장이 더욱 확장됨에 따라 극장이라는 현실 공간은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위기에 처해있다. 새로운 세대는 스크린으로 꼭 영화를 봐야 한다는 역사적 선입견에 종속되지 않는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극장 방문 횟수가 비약적으로 감소함에 따라 점차 그 공간에 대한 확신이 줄어들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버스라는 플랫폼에 대해 예견한 것은 영화적 상상력이었다. 단지 기술만으로 존재했던 상상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하여 표현해 준 것 역시 영화였다. 스크린에서 피어났던 메타버스에 대한 판타지가 되려 영화산업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극장으로 놀러 와야 할 관객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에 푹 빠져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이다. 이를 역으로 생각해보면 어떨까? 역동적으로 구축되고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 속으로 영화가 편입하는 그런 상상 말이다. 앞으로 굉장히 많은 플랫폼들이 현실과 가상공간을 혼란스럽게 할 것이기에, 영화 자체가 메타버스 속에서 상영되는 시스템을 한 번 고려해보는 건 어떨까? 아주 단적인 예로 〈포트나이트〉의 파티 로얄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그런 방식 말이다. 혹은 〈로블록스〉 내에 극장이 지어져 있고, 그곳에서 그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을 상영하는 건 어떨까? 이상하리만치 동시대의 새로운 세대들은 가상공간에서는 지갑을 쉽게 연다. 단순히 극장을 가고, OTT를 통해 오로지 영화만을 위해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하던 와중의 휴식을 위해 영화 관람을 하게 만드는 그런 방식 말이다. 지금 막 가열차게 구축되고 있는 〈제페토〉 메타버스에 극장 체인이 입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만일 기술적 진보가 가능해지는 시점이 온다면 메타버스 플랫폼 속으로 영화 산업이 새로운 시장의 확장으로 뛰어들어보는 것도 혁신적인 무브먼트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상상을 해본다. 영화가 그려냈던 세상 속에서 영화를 보여주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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